전문약/고혈압

#5. 사용이 까다로운 혈압약 - 베타차단제(β-blocker - 콩코르, 딜라트렌, 네비레트)

일상다약사 2022. 3. 9. 02:39
반응형

 

1960년대 Propranolol의 개발을 시작으로 임상적으로 사용된지 60년 이상으로 오래된 역사를 가진 베타차단제는 초기에는 심장질환 약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이었으며 이후에 혈압강하효과가 입증되어 고혈압 약물로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ACEi나 ARB, CCB와 같은 부작용이 비교적 낮으면서 혈압강하효과는 베타차단제보다 열등하지 않은 고혈압 약제가 개발되면서 비교적 효과 대비 부작용이나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은 베타차단제 약물은 고혈압에서 예전만큼 자주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서맥이나 기관지경련, 혈당이나 지질 수치에 영향을 주고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복용하는 환자 입장에서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 약제입니다. 그러나 심근경색증을 포함한 급성 관동맥 증후군과 만성 안정형 협심증 등 심장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게서는 베타차단제 사용이 1차적으로 고려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사용빈도는 높은 편입니다. 

 


 

베타차단제 작용기전

 

 

신경계의 분류 출처:https://www.asanbone.com/clinic316

- 베타차단제의 작용기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신경계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합니다. 신경계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뇌와 척수로 이루어진 중추신경계(CNS)와 그 이외의 말초신경계(PNS)입니다. 말초신경계는 또다시 자율신경계몸신경계(체성신경계)로 나뉘는데 몸신경계는 본인의 의지대로 근육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운동신경과 외부의 자극을 수용하는 감각신경으로 구성되어있고 자율신경계는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조절되며 서로 반대의 역할을 하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율신경계 -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출처:생리학, 박억숭

-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서로 반대의 작용을 하면서 우리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교감신경은 긴장상황에서 활성화되고 부교감신경은 안정/휴식 상황에서 활성화됩니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교감신경의 말단부에서 에피네프린(E, Epinephrine =아드레날린)이나 노르에피네프린(NE, Norepinephrine)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됩니다. 교감신경이 닿아있는 각 기관이나 조직의 세포막표면에는 이러한 아드레날린성 신경물질이 달라붙는 수용체가 존재하는데 각 기관의 종류와 위치에 따라 분포하는 수용체의 종류가 다양합니다.

 

 

 

아드레날린성 교감신경 수용체의 분류(α와 β)

 

아드레날린성 교감신경 수용체의 종류와 작용 출처:https://www.sciencedirect.com/

 아드레날린성 교감신경 수용체는 크게 α와 β가 있습니다. 여기서 고혈압에 사용하는 약제는 주로 베타(β)수용체에 작용하므로 베타수용체 위주로  다뤄보겠습니다.

 

1) β1수용체

 - 분포 : 주로 심장세포에 분포, 콩팥, 지방조직에도 존재

 - 작용 

  ① 심장세포의 β1수용체에 에피네프린/노르에피네프린 작용시 심박수를 높이고 심근수축력을 증가시킵니다.

  ② 콩팥에서는 레닌(Renin)의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우리 몸의 혈압이 상승하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 베타차단제가 고혈압약제로 사용되는 기전은 이러한 β1수용체에 에피네프린/노르에피네프린이 작용하는 것을 방해하여 혈압 상승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2) β2수용체

 - 분포 : 주로 기관지세포(폐)에 분포, 췌장, 간, 근육세포에도 존재  

 - 작용 

 ① 기관지세포의 β2수용체에 에피네프린/노르에피네프린 작용시 기관지를 확장시킵니다.

   (기도가 넓어져 ventilation 원활해짐)

 ② 간세포에서는 포도당신생합성을 증가시키고 간에 있던 저장형 탄수화물인 글리코겐을 분해시켜 포도당 생성을 증가시킵니다. 따라서 β2 수용체에 에피네프린/노르에피네프린 작용시 혈당이 증가될 수 있습니다.

 ③ 약하게 혈관을 확장시키는 효과도 나타납니다.

 

3) α수용체

 - 분포 : 주로 혈관 평활근세포에 존재

 - 작용 : 혈관평활근세포의 α수용체에 에피네프린/노르에피네프린 작용시 혈관을 수축시킵니다.

 

 


 

 

베타차단제의 종류와 특징

 

- 베타차단제는 그 작용 부위에 따라서 1세대/2세대/3세대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베타차단제 세대별 약제종류와 특징 출처:약사공론

베타차단제란 교감신경계 말단에서 분비되는 노르에피네프린(NE)이나 에피네프린(E)이 작용하는 베타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입니다. Propranolol, Metoprolol, Nebivolol 등 대부분의 성분명의 어미가 ~olol로 끝나는 계열입니다.

 

 

1) 1세대

 : β1과 β2 수용체 모두 차단하는 비선택적 베타차단제입니다.

1세대 베타차단제 인데놀(Propranolol), 소타론(Sotalol)

※ 소타론정의 음각은 BTS입니다.

 

- 성분 : Propranolol(인데놀), Sotalol(소타론)

- 특징 : 비선택적 베타차단제이기 때문에 혈압을 낮추는 효과(β1차단) 뿐 아니라 예기치 않은 효과기에 작용해 부작용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기관지 세포에 존재하는 β2 수용체를 차단하여 기관지확장을 억제해 기관지가 수축되고 호흡이 힘들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또 간이나 췌장(이자)에 존재하는 β2 수용체를 차단하여 혈당상승을 억제해 예기치 못한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1세대 약제는 고혈압 약제로는 잘 사용되지 않으며 두근거림 증상이나 빈맥치료에 주로 처방됩니다.

심장의 두근거림이나 호흡이 가빠지는 등 긴장상태 증상을 완화해주는 효과면접 등 긴장상황이 있을 때 off-label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2세대

 : β1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선택적 베타차단제입니다. 

2세대 베타차단제 베타록(Metoprolol), 콩코르(Bisoprolol), 테놀민(Atenolol)

※ 심장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콩코르정의 모양은 하트모양입니다.

 

- 성분 : Metoprolol(베타록), Bisoprolol(콩코르), Atenolol(테놀민)

- 특징 : 신장과 심장에 주로 분포하는 β1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므로 심근수축력을 낮추고 심박수를 안정화시키며 신장의 레닌 분비를 억제해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합니다. 빈맥치료나 고혈압치료에 주로 사용됩니다.

 

 

 

3) 3세대

 : 베타수용체 차단뿐 아니라 부가적인 혈관확장작용을 갖고 있는 베타차단제입니다.

3세대 베타차단제 딜라트렌정(Carvedilol), 네비레트(Nebivolol)

 

- 성분 : Carvedilol(딜라트렌/인트랙), Nebivolol(네비레트/네비스톨), Labetalol

- 특징 : Carvedilolβ1과 β2 수용체 모두 차단하는 비선택적 베타차단제이며 가적으로 말초혈관에 분포한 α수용체에 대한 차단효과도 있어 혈관확장효과로 말초혈관 저항성을 감소*시킵니다. 또 Carvedilol항산화효과를 통해 동맥경화와 관상동맥질환 발생을 낮추는 효과도 있습니다**. Nebivolol심장에 분포한 β1 수용체에 선택적인 차단효과를 가지며 추가적으로 NO(산화질소)***생성작용이 있는데 이로 인해 혈관확장효과를 나타냅니다.

 

→ 결과적으로 3세대 베타차단제는 다른 베타차단제에 비해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혈압강하효과가 더욱 뛰어납니다.

 

* Carvedilol에서 β2수용체 차단효과로 인한 혈관확장작용 억제는 α수용체 차단효과에 비해 매우 약해 α수용체 차단효과로 인한 혈관확장 작용을 상쇄시키지 않습니다. 

** 혈관 내에 활성산소종이 많으면 LDL콜레스테롤과 결합하여 산화된 LDL을 형성합니다. 이러한 산화된 LDL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동맥경화는 결과적으로 관상동맥질환을 일으키게 됩니다.

*** NO(산화질소) : 세포 내에서 아미노산인 아르기닌으로부터 형성되고, 일종의 신호전달 물질로서 면역 작용, 혈관 확장 및 신호 전달 등의 다양한 생리 활성에 관여하는 기체 분자입니다. 혈관내피세포에서 형성된 NO는 혈관 평활근으로 확산되면 평활근을 이완시키고 혈관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합니다.(더보기)

더보기

NO(산화질소)의 혈관확장작용

출처 : 한국의약통신

혈액 내 히스타민이 혈관내피세포막의 수용체에 결합하면 신호전달을 통해 세포 내 아르기닌으로부터 NO(산화질소)의 합성을 촉진시키고 NO는 인접한 혈관 평활근세포로 확산되어 구아닐고리화효소에 결합합니다. 이후 구아닐고리화효소는 GTP를 Cyclic GMP로 변환시켜 신호전달과정을 통해 혈관평활근이 이완하게 됩니다. 

여기서 cGMP를 분해하여 혈관이 확장된 상태를 종결시키는 효소가 PDE(phosphodiesterase)인데 발기부전치료제로 잘 알려진 비아그라(성분명 : Sildenafil)는 PDE효소를 억제하여 세포내 cGMP농도를 높게 유지시키고 혈관확장상태를 오래 지속시키도록 합니다. 

 


 

베타차단제의 장점

 

 

1) 교감신경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이 큰 심박수 높은 젊은 고혈압환자에게서 혈압강하효과 우수

- 고혈압은 RAAS와 교감신경활성화 인자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젊은사람일수록 RAAS보다 교감신경활성화 인자에 의해 고혈압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교감신경 기여도가 큰 고혈압의 경우 베타차단제가 혈압강하에 큰 효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2) 협심증, 심근경색, 빈맥성 부정맥을 동반한 경우 심장 선택성이 높은 β1선택성 베타차단제 추천

  - Metoprolol(베타록), Bisoprolol(콩코르), Atenolol(테놀민) 등 

 

출처 : Re-examining the efficacy of beta-blockers for the treatment of hypertension: a meta-analysis

2006년에 진행된 메타분석에서는 사망 및 뇌졸중, 심근경색의 발생에 미치는 베타차단제의 영향을 평가했는데, 분석 시 환자들의 연령을 계산에 포함시켜 60세 미만의 환자 및 60세 이상의 환자에 대한 영향을 각각 나타냈습니다. 분석 결과, 베타차단제는 연령과 관계 없이 위약 대비 사망, 뇌졸중, 심근경색의 위험도를 유의하게 감소시켰습니다. 다른 고혈압 치료제들과의 비교 결과 베타차단제는 60세 미만 환자에서 사망 및 뇌졸중, 심근경색의 위험도를 다른 모든 약제에 비해 탁월하게 감소시키는 경향을 보였으나, 60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베타차단제를 일차 치료제로 사용한 경우 다른 약제에 비해 조기 사망 위험도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베타차단제의 주의사항 및 단점

 

 

 

1)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한 서맥이 있는 환자, 말초혈관질환이나 이형 협심증 환자에서 증상이 악화

  → 이러한 질병이 있는 고혈압 환자에서는 베타차단제 금기

 - 천식이나 COPD 등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 베타차단제의 β2 수용체 억제작용에 의한 기관지수축(기도 수축) 때문에 사용할 수 없으며 맥이 느린 서맥환자의 경우 베타차단제의 심박수를 낮추는 효과 때문에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2) 노인 고혈압환자의 경우 효과대비 부작용이 비교적 큰편

- 베타차단제는 노인이나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이나 지질대사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노인 고혈압환자의 예후를 개선하는 효과가 CCB나 ACEi/ARB 등 다른 약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Atenolol(테놀민 등)의 경우 고혈압 조절의 근본적인 목표 중 하나인 뇌졸중 예방효과가 다른 혈압약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밝혀져 1차 약제로 추천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협심증, 심부전, 빈맥 등의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선택하여 사용되고 있습니다.

 

 

3) 베타차단제와 이뇨제 병용시 당뇨병 발생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당뇨병 발생위험이 높은 환자의 경우 추천되지 않습니다.(특히 1,2세대 베타차단제)

 

 

4) 갑작스런 중단시 반동성 고혈압이 발생되어 혈압이 단기간에 급격히 오르거나 심장질환 등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베타차단제를 복용중이던 환자는 약제의 변경이나 중단이 필요할 경우 1~2주에 걸쳐 천천히 용량을 낮추어 중단해야 합니다.

 

5) 발기부전 등 성기능 이상 발생가능

- 생식기가 발기하기 위해서는 음경 발기조직에 충분한 혈액이 유입되어 발기조직의 압력이 우리 몸의 수축기 혈압정도로 상승해야 발기가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Propranolol 등 비선택적 베타차단제를 복용시 발기조직 내로 혈액을 유입시키는 동맥의 수축이 일어나 혈액 유입량을 감소시켜 발기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그러나 β1 선택적 베타차단제의 경우나 Nebivolol의 경우 동맥수축이 일어나지 않거나 NO(산화질소)의 생성작용으로 오히려 발기력을 촉진시켰다는 결과도 존재합니다.

6) 운동능 감소나 피로감 발생가능

- 베타차단제는 심장을 느리게 박동시키기 때문에 심박출량, 산소 소모량, 최대 심박수를 감소시켜 운동 중 산소공급을 저하시켜 운동능이 감소될 수 있으며 산소공급 감소로 인한 피로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리한 운동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