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해볼 당뇨약은 SGLT2 억제제 계열의 당뇨약입니다. 이 계열의 약은 콩팥에서 당을 내보내도록 작용하는 약입니다. 음식을 통해 섭취한 당의 일부가 흡수되어 저장되지 않고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된다면 혈당이 내려가겠죠? 이러한 아이디어를 통해 개발된 약으로서 기존의 당뇨약과 달리 인슐린과 무관하게 작용하는 새로운 기전의 당뇨약입니다. 국내에서 최초로 허가된 것은 2014년도 Dapagliflozin 성분의 포시가정으로 굉장히 최근에 개발된 신약입니다.
SGLT2 억제제의 종류
현재 국내 시판중인 SGLT2 억제제 계열의 약제는 Dapagliflozin(포시가 정), Empagliflozin(자디앙 정), Ipragliflozin(슈글렛 정), Ertugliflozin(스테글라트로 정)으로 ~gliflozin으로 끝나는 4가지 성분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SGLT2 억제제의 작용기전
SGLT2 억제제의 작용기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몸에서 콩팥(신장)이 하는 역할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콩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설시키는 기관입니다. 콩팥은 네프론이라는 구조적, 기능적 기본단위로 이루어져있는데 각각의 네프론은 사구체와 보먼주머니, 세뇨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좌우 신장에는 각각 110~160만개의 네프론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신동맥을 통해 네프론으로 유입된 혈액에서 사구체를 통해 보먼주머니로 여과가 일어나고 여과액은 세뇨관을 거치면서 주변 모세혈관으로 재흡수, 다시 세뇨관으로 재분비를 거친 뒤 집합관을 통해 이동하여 방광을 거쳐 소변으로 배설됩니다.
사구체에서 보먼주머니로 여과되는 과정은 특별한 수송체를 통해 이루어지지 않고 거름망으로 걸러내듯 혈액속 작은 이온이나 분자들만 여과됩니다. 이중에서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무기염류 등은 체내에서 다시 사용가능한 영양소이기 때문에 똑똑한 우리몸은 이 분자들을 그대로 내보내지 않고 다시 재흡수하는 수송체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콩팥에서 포도당을 재흡수하는 수송체가 바로 SGLT(Sodium-glucose transport proteins)입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여과된 포도당의 전부가 SGLT를 통해 100% 재흡수되고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되지 않습니다.
SGLT 수송체는 1형과 2형이 존재하는데 콩팥에서 포도당 재흡수의 90%이상은 세뇨관 앞부분인 근위세뇨관에 존재하는SGLT2를 통해 일어납니다. SGLT2 억제제는 여기서 일어나는 재흡수를 막아 여과된 포도당이 그대로 소변으로 배설되도록 합니다. 평상시 소변에서 검출되는 포도당은 1g 미만이지만 SGLT2 억제제를 사용한 경우 소변 내 당이 70g 정도로 증가하게 됩니다. 당이 빠져나가면서 수분도 삼투압에 의해 같이 빠져나가는 현상도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약간의 체중감소효과와 혈압 강하 효과도 나타나게 됩니다.
SGLT2 억제제의 단독 투여로 인한 당화혈색소(HbA1c) 감소효과는 약 0.5~1.0%로 단독사용시의 혈당강하효과는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복합제 형태나 기존에 복용중인 당뇨약에 추가하는 약제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SGLT2 억제제의 장점
1. 당이 배출되는 작용으로 인한 칼로리 손실과 삼투압으로 인한 체액 감소로 복용시 1~2Kg 정도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나므로 비만이나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환자에게 특히 유용한 약제입니다.
2.대부분 1일 1회만 복용하면 되고 또 위장장애가 적어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 가능하여 복용편의성으로 인한 복약순응도가 높습니다.
3. 만성 신부전(CKD, chronic kidney disease)의 진행을 억제하는 신장기능 보호효과가 존재합니다.
(관련자료 더보기)
- SGLT2 억제제는 이름처럼 콩팥에서 포도당과 나트륨 재흡수를 줄이고 이를 소변으로 배출시킵니다. 이를 통해 요세관사구체되먹임(tubuloglomerular feedback)*을 억제하게 되고, 사구체 과여과가 감소하면서 신장기능 보호에 도움을 줍니다.
* 요세관사구체되먹임 : 세뇨관 뒷부분에서 나트륨(NaCl)의 농도를 감지하여 나트륨 농도가 낮을 경우 음성 되먹임을 일으켜 사구체로 들어오는 세동맥을 확장시켜 GFR(사구체여과율)을 증가시키는 작용
SGLT2억제제가 기타 당뇨약에 비해 단백뇨 및 추정사구체여과율(eGFR)과 무관하게 신기능 저하 속도를 늦춰 당뇨병의 합병증 중 하나인 신장병의 진행을 막는 효과가 존재하는 것으로 최근 밝혀졌습니다.
일본의 가와사키의대와 요코하마시립대병원 연구팀이 만성 신장질환 임상효과정보데이터베이스에서 SGLT2억제제나 다른 당뇨약을 복용한지 1년이 넘은 2형 당뇨병환자에 대해 eGFR의 연간 저하율을 비교한 결과 eGFR저하율(평균 -0.47mL/min/1.73㎡)이 기타 당뇨약 투여군(-12.22mL/min/1.73㎡)에 비해 0.75 낮아 신장병의 진행이 유의하게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 Diabetes Care. 2021 Nov;44(11):2542-2551. doi: 10.2337/dc21-1081. Epub 2021 Sep 30.
4. 작용기전이 다른 당뇨약과 전혀 무관하므로 대부분의 당뇨병약제와 병용이 가능합니다.
5. 잉여의 포도당만 배출시키는 작용으로 인슐린 분비와 무관하므로 단독 사용시 저혈당 부작용이 없습니다.
6.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있는 경우 효과적입니다.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의 강력한 예방효과가 나타나 FDA에서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도 심혈관질환 발생위험 환자에게 사용이 승인되었습니다.
SGLT2 억제제의 주의사항과 단점
1. 배뇨횟수 증가로 불편함 발생
2. 과도한 수분배출로 인한 탈수로 기립성저혈압 발생가능
3. 요로감염/생식기감염이 발생가능
- 소변에 당이 많아지므로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SGLT2억제제 복용시 요로감염이나 생식기감염이 발생될 수 있으므로 복용중 생식기 부분의 가려움이나 분비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비뇨기과로 내원하여 세균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케톤산증 발생위험 존재(빈도는 낮음)
-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SGLT2 억제제는 인슐린과 별개로 당을 낮추기 때문에 인슐린도 낮고 혈당도 낮은 상황에서 당대신 지방을 많이 이용하면서 지방의 대사산물인 케톤산이 많이 발생되지 않을까 생각되고 있습니다.
5. eGFR<30 인 투석환자나 말기 신장질환 환자에서 금기
- 일반적인 경우에는 SGLT2 억제제의 요세관사구체되먹임 억제로 인한 GFR의 감소가 신장의 부담을 덜어 신손상을 예방할 수 있지만 이미 신손상이 존재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추가적인 GFR의 감소가 안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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